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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림자 / 나희덕 본문
햇빛이 겨누는 창 끝에 놀라
문득 걸음을 멈춘다
그림자가 짧다
뒤따라오던 불안은 어디로 갔을까
내가 헤치고 온 풀마다 누렇게 말라 있다
시든 풀을 보고 울지 않은 지
오래 되었다
나는 덜 여문 잔디씨 몇을 훑어 달아난다
끝내 나를 놓치지 않는 그림자,
흩어지는 잔디씨에도 그림자가 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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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집 중에 하나, 나희덕 시인의 <어두워진다는 것>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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