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 Mon Hobby ]/Poem

누구든 떠나갈 때는 / 류시화

JIHOON SON 2016. 7. 30. 02:10

누구든 떠나갈 때는

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


​봄이 아니라도

​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


누구든 떠나갈 때는

​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, 우리 나누었던 말

​강에 버리고 가자


​그 말과 노래, 세상을 적시도록

​때로 용서하지 못하고

​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


​한 번 떠나온 길은

​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 


​누구든 떠나갈 때는

​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


​지는 해 노을 속에

​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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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정말 좋아하는 마지막 연. 언제 봐도 최고의 구절.